민족의 허구와 그 전략적 가치

본질주의는 정치적 전략이다

민족주의는 무기이다. 식민사관의 부비등한 인종관계에 대응하는 논리요 결코 엮이지 않을 것 같은 무리의 연대를 가능케 해주는 공간이다.

사상 측면으로는 “흑인들은, 또는 황인종은, 또는 혼혈인들은 인종적으로 결코 백인보다 아래에 있다”라고 하는 고전인종론에 대한 당연한 대답이자, 인종적 본질주의에 바탕한 인종차별을, 동일한 인종본질주의에 입각한 (“그래 우리 미국 흑인은 다 똑같다.. 아프리카의 뛰어나고 독보적인 문화 유산을 물려 받았다는 점에서 똑같다”) 논리로 맞받아친다는 점에서 단기간에 효과를 볼수 있는 (생각의 방식이 바뀌지 않아도 되니까) 무기이다.

동시에 동서남북에 뿔뿔이 흩어져있는, 그래서 정서적인 유대가 전무한, 인구의 연대를 상상된 문화인종적 공동체의 개념 아래 모을수 있는, 파급효과가 뛰어난 선전매개이다. 계급과, 인종과, 시민권 획득선에서 많은 차이를 보이는 미국내 라티노들이, 언어와 (60%정도 밖에 안 되는) 지리적 (30%정도.. 많은 경우 언어선과 엇갈림) 선에서 연대를 이루어 법개정 에서부터 최근 대통령 선거까지 영향력을 보이는 원동력은 서로 뭉쳐 13%라는 숫자의 효과를 최대한 내는 데에 있다.

하.지.만.

민족주의가 외부를 향한 무기임을, 그리고 그 기본이 백인중심의 인종론에 반응 논리인 것임을 염두에 두고 써먹어야지, 맹목적인 민족 추종과 내부 비판까지 잠재우는 행태를 보면 (파토님의 글은 “한국인”이 “한국인”에게 한국어로 “한국 사이트”에 띄운 글인데 유럽 자유주의자들이 어쨌다니 하는 글을 보면 글의 뜻이 전도된 것을 느낄 수 있다) 이 무기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볼수있다. 고로 민족주의는 이게 뭔지 우선 알고 제대로 쓸것이요, 단기 전략임을 염두에 두고 장기적으로 더 넓은 투쟁의 가능성을 여는 새로운 도구들을 모색해야 할것이다.

이어졌으면 하는 생각: 한국에서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일대) 이주 노동자에 대한 불만 세력들의 말을 들어보면 인종적 부분에서 항일논리와 유사점이 있다. 이들은 식민 청산에 힘을 쏟는 것이 지지 세력도 얻고 [백인이 아닌] 외국인에 대한 증오를 해소하는데 상당 도움이 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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