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님이 하시니 후발주자가 어찌 따라하지 않을소랴.

마지막 교과서를 지난주 아마존을 통해 팔아버리고 난 후 책은 이제 성경을 빼고는 도서관에서 빌려온 것 밖에 없다. 총 다섯권. 일부러 언어별로 다양화했다.

좋아하는 작가는?
Pedro Prado, 20세기 초의 계몽주의? 낭만주의? 시인이다. 교과서에 나왔던 이 사람의 prosa poética (시적 수필?)은 쥑이는데, 책으로 찾기는 왠지 힘들다. 가장 잘 채이는게 Alsino 인데, 이것도 괜찮다. 중딩때 읽고선 너무 좋아서 부모님께 보여드릴려고 첫장을 번역했다. 근데 당시 아래한글로 쓴 그 파일을 못 찾겠다.

요즘 채이는 책: 장미의 이름을 읽었는데 도대체 어디가 기호의 향연이라는 것인지 모르겠더라! 근대주의 작가들이 막히면 써먹는 길기만 한 건물 묘사 가지고 그게 기표적이라는 서평은 누가 젤 먼저 낸것인지 궁금하다. 그 밖에 아옌데의 “내가 발명한 나라“를 뒤져보고 있는데 이 아줌마도 맛이 가는 중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고.

(근처에 있는 책 23p 다섯번째 문장) 23p는 저자가 쓴 구절이 아니라 임시혁명정부에 관한 제3차대회의 결의안이기 때문에 재미가 없다. 해서 123p로 하기로 한다.

일관성 있게 끝까지 완수되려면 우리의 민주주의 혁명은 부르조아지의 불가피한 동요를 마비시킬 수 있는 세력들 (“이스끄라”의 까프까스 추종자들이 자신들의 무분별성으로 말미암아 그렇게도 두려워하는 세력들, 곧 “어김없이 부르조아지를 혁명에서 물러서도록” 할 수 있는 세력들)에 의존해야만 한다.

“민주주의 혁명에서의 사회민주주의의 두 가지 전술”이고 이채욱/이용재 (1989, 돌배게)가 번역했는데, 이 사람들 서문에서 거창하게도 “번역은 영어/독어 원문에 충실했고 러시아어도 참조했다”라고 하는데 결과물은 뭔가 조선시대 말 같기도 하고, 자유주의파 (liberals / liberalists) 를 해방파(liberationists)라고 오역한 것 같기도 하다. 이들이 당시 NL계열과 쟁탈전을 벌이던 휴우증이 번역문에 그대로 투영된 것인지 궁금한데 사정을 잘 모름으로 패스. 걍 한족어로 된 빨간책 들고 (교회에서) 읽고 다니는 재미에 끝까지 읽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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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대한 3개의 응답

  1. 소장

    오홍~ 손수 먼걸음까지 해가며, 이 힘든 놀이에 동참해주시니, 감개무량합니다.ㅎㅎ 저도 그건 정말 이해 못하겠어요. 에코의 소설들이 왜 기호라고 하는지…쩝. 더군다나 아옌데 아줌마가 맛간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
    덧> 저같은 웹치들을 위하여 접근하기 쉬운 방명록 하나 맹그러보실 생각은..;;

  2. 9.11 이 이제 32년이 되어가니까, 맛이 가는게 좀 당연하고, 그리고 제가 느끼기에 그 아줌마는 지나치게 의미부여/우상화된 경향이 좀 있어요. 웃긴것은 그 분이 1990년대 후반 부터 꾸준히 써온 것을 보고 조금만 생각해보면 이미 그녀는 순수문학을 향해 떨어져 나가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거랑 삼촌이랑 정치적으로 연결시키려 드는 언론이랑 맘만 뜨거운 우리 젊은이들이랑..

  3. 바다보기

    용호님의 글은 너무 어렵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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