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ce, American Studies, Black

기억나는 대로 장면들 몽따즈

1. 손바닥. 대학 1학년이 되었을때.. 아프리카 (아프리카인을 의미하는 African 과 미국내 흑인을 의미하는 African-American은 정치언어적으로 훨 다릅니다) 친구들과 밥을 먹다가 깜짝 놀랐다. 이 친구는 동남부에서 와서 반투족 특성이 강하고 – 키크고 피부가 아주 검은 – 아마 우간다 쯤에서 왔을 것이다. 근데, 얘의 손바닥은 나랑 똑같은 분홍오렌지색이었다. 깜짝 놀란 나 왈, “손바닥 피부 색깔이 다르네”. “응, 몰랐냐”. “첨본다”. “흑인 첨보냐”. “응, 흑인을 본 적이 없다”. 친구, 슬쩍 웃더니, “말 조심해라.. 그런말 크게 했다가는 혼난다”.

주:
ㄱ. 한국 사회 구도 책은 참 친절도 하다. 세계지도에 여러 인종들을 표시해주곤 “얘내들은 더 검은 흑인”, “얘내들은 아랍”, 얘내들은 백인 등등 사진을 보여준다. 도감도 처럼.
ㄴ. 실제로 흑인을 본 적이 없다. 영화에서 나오는 흑인은 주로 몇 씬 나오다가 죽는다. 주인공이 되는 경우도 그리 없다.
ㄷ. 내가 온 국가도 피부 톤이 옅은 편이다.

2. American Studies, a. 지난 봄학기, (3월) 대학내 라틴아메리카학 제정립 팀의 모임에서 학과 감독과 국제학과에서 식민지후기이론을 가르치는 분이 서로 동의한다: 우리 대학에서 인종과 인종차별을 연구하는 과를 “American Studies” [미국인 학] 로 명명한 것은 참 잘한 것이야.. 누군 장기적 플랜도 없이 “Center for the Study of Race and Ethnicity” [인족/민족 연구소]을 하자고 우기던데, 참 무책임한 발상이지”, “그래 [끄덕]”.

ㄱ. 식민지 독립후 역사를 분석하는 학파가 후기식민지 이론과 신식민지 이론으로 두 학파가 나뉘는 것 같아요.
ㄴ. 아래 나오는 3번과의 상관 관계는 ME 교수님이 U.S. Latino Studies (미국 라티노학)의 설립을 주도적으로 밀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라틴아메리카학과 스페인어과와의 활발한 물밑 토론에 있었다는 것.
ㄷ. Race Studies (인종 및 인종 차별)에 속하는 American Studies 나 .U.S. Latino Studies와는 달리 라틴아메리카학은 지역학 (Area Studies)로서의 위상을 누리고 있슴. 50년대 스푸트닉 충격후 학계에서 밀고나간 것은 소련과의 세력 다툼에서 제 3세계/식민지 국가들의 사회와 정치에 대해 미국 지도계가 너무나도 무지하다는 것이고, 이것은 전략적 손실로 이어질것이라고 겁을 잔뜩 주었다. 충격 먹은 미의회, 국방교육법을 [National Defense Education Act] 통과시킨다 – 이의 요지는 물리학 공학 이런 것에만 투자를 하지 말고, 지역학에 돈을 팍팍 넣어서 어떻게라도 외부의 사람들의 사고방식 및 정치현실을 이해해서 냉전에서 우위를 점하자는 것이었다.

3. American Studies, b. 다시 지난 봄학기, (1월) 라티노학 세미나에서 뻬드로 까반 저 “The New Synthesis of Latin American and Latino Studies” [라틴아메리카학과 라티노학의 신합성] 를 읽고 토론중. 나 왈: ME 교수님, 까반이 American Studies 가 의미하는 인종차별의 지우기와 국가주의를 비판했는데 우리 대학도 작년에 생긴 과 이름이 American Studies 잖아요. ㅎㅎ 이쪽도 타협해 버린것이네요. 교수 놀래서: 오, 그것은 아니란다. 학교에서 많은 논의가 있었고, 대략 의도하는 바는 American Studies 에서 풍기는 그런 편협한 이미지를 피하지만 말고, 정면으로 받아서 그 연구분야를 재정의 하는 대에 우리들이 선두적으로 나서자는 것이었지. 노동/젠더 또한 대표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고.

ㄱ. 60년대 시민권리 운동이 한창이었던 그 때, [주류적으로 백인 일색이던] 미국 대학에선 Affirmative Action도 생기고 Race Studies 과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기기 시작한다. African-American Studies, Black Studies, Center for the Study of Race and Ethnicity, Chicano Studies, Puerto Rican Studies, 등등… 이 경향은 더 많은 대표성을 요구하는 학생들에 부응한 점도 있으나 이 시기 베트남 반전 운동과 더불어 사태를 더 악화시키면 정권 자체가 쫑날지도도 모른다는 것을 우려한 닉슨 행정부의 결정이기도 했다. 반인종차별주의 운동 [Anti-Racism]은 이 대학내의 지원으로 인해 더 정교한 이론체계를 갖추게 되었으나 그와 동시에 길거리에서 뛰던 많은 학생을 놓치게 되었다. 그들은 어디 갔는가? 다시 대학으로 돌아와서, 운동에 대해 쓰여진 많은 이론서들을 흡수하며 페이퍼 쓰고 연구하느라 끙끙대고 있었던 것이다. 이를 필두로 많은 수의 Chicano 및 Puerto Rican 학생들이 운동권에서 빠지기 시작한다.
ㄴ. American Studies 는 “무지몽매한 유색학생들이 숭고한 학문의 뜻은 놓치고 자기 인종의 이익만 추구하면 어떡하지?” 하는 다수 자유주의 백인 학생들의 근심을 잠재우려는 일환이었다. 비보편적인 “인종”에 얽매이지 않고 (이러한 현상을 학과의 “게토[ghetto]화”라고 부름) 위대한 “아메리카”의 구석구석을 배워보자는 것이 일종의 모토라면 모토. 그래서 American Studies라는 이름은 보수적인 대학들이 기존 세력을 반발을 부드럽게 하면서도 해야 할일은 하는 출구로 쓰임.
ㄷ. 우리 대학은 “American Studies” 하고도 부제 “Comparative Racial Formations”을 [비교 인종 형성구조들” 달아 양쪽의 만족을 꽤했던것 같음. 대체적으로 “Race”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장땡임.

4. Black. 여름 방학 바로 직전 (5월 정도), 친구랑 테레비를 보며 (일본 만화영화..) 뒹굴다가 문득 하는 소리, “난 ‘African-American’이란 용어가 싫다. 부정확해. 내가 언제 아프리카에서 왔다고 난리야? 300년도 더 됬는데.. 내 피부를 보고 하는 소리라면 정확하게 ‘Black’ 또는 ‘Black American’ 이라고 정정해야지.” 친구는 동부 도시 흑인게토에서 온 흑인 선배다.

ㄱ. African-American 이란 용어는 시민권리[Civil Rights]운동 이 끝나갈 즈음에, 70년 초반에, 유명한 운동가 중 하나가 도입했다고 하는데 이게 혹시 Chicano/Latino들이 Hispanic으로 바뀐 사연과 비슷한지 궁금하다. 허나 모른다.
ㄴ. Black 하면 생각나는 것이 세가지가 있다. 하나는 Black Power. [힘] 이념이자 운동이다. 시민권리운동은 이들이 주도했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 또 하나는 Black Panther Party. [표범 무리 – Party 는 “당”을 의미하지만 “정당”은 선택이다] 흑인 젊은 흑인들이 만든 갱이면서도 사회 변혁 세력이었던 이들은 많은 논란을 일으키면서도 말콤 X 와는 다른 노선을 걸었다. 그리고 Black Atlantic [대서양] – 아프리카에서 북미로, 남미로 오고간 노예 무역은 미남부 및 카리브해 섬식민지에 흑인 다수의 사회를 형성하게 되고, 실제로 하이티에서는 미국 남북전쟁이 일어나기도 전에 혁명이 일어나 세계 최초의 흑인 공화국이 탄생하기도 했다. 미국 남부의 목화 지배세력들은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그것이 미국으로 넘어올 기미가 보이자 바로 하이티로 군대를 보내 탄압했다. 근대에 와서는 대서양을 가로지르는 Black 지식인들의 네트워크, 그리고 사회운동의 초국가 연대, 등을 묘사.
ㄷ. 이러한 이유로 “흑인”의 무분별한 사용은 문제가 있고, 더군다나 미국 백인의 주류적인 시선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게시됨

카테고리

,

작성자

태그:

댓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