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에 갑자기 주변이 소란스러워져서 나가보았더니 아이들이 피켓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각자 까만 종이에 크레용으로 이쁘게 색칠을 하며 어떤 메세지가 가장 효과적일지 열띤 논쟁을 하고 있더군요.
“전쟁 반대도 하고 우리가 좋은 것을 달라고 하자”
“I like candies!”
“형아 그러니까 ‘전쟁 싫어 캔디 줘’ 라고 쓰면 되는거야?”
“그렇지만 캔디는 너만 좋아하는 거잖아. 우리 넷이 다 좋아하는 것을 쓰자!”
“사커! 사커!”
“I like soccer not war”
“다 같은 메세지를 써야 딴 사람에게 전달이 잘 되는거야” <– 이 “형”이 3학년입니다 -_-
“Me too! I like soccer not gun”
“어쩌다가 전쟁에 대한 대안이 축구로 결정이 나버렸습니다.
“용호 삼춘, ‘부시” 어떻게 써요?”
“B-u-s-h”
“‘라이드’는 어떻게 써요?”
“l-i-e-d”
피켓 종이가 완성되자 다른 어른 참여자들에게 잘 보이도록 높은 막대기에 덕테잎으로 묶어주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집결지에 도착해서는 다들 햇볓때문에 힘들다고 피켓을 안 들고 돌아다니고 있더군요.
사진 전공하시는 분이 무려 330장을 찍었는데 피켓이 한 장도 안 나왔습니다. ㅠ.ㅠ 며칠 있으면 버려질 게 분명해요.
너무 아쉬워서 다음날 아침에 찰칵
저건 민이가 만든 거에요. 바탕색깔 조합이 곱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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