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2년 가까이 서피스 계열 4개 종 / 아이패드 / 하이브리드 등을 다 만지작 거리다가 2015년 11월에 서피스 1 프로를 공짜로 얻고, 4개월 전 리펍 Dell Latitude 11 (5175) 를 한대 샀다. 용도는 노트북 대용+가끔 펜으로 낙서나 그려보자, 라는 생각이었는데, 살 때의 생각은 “어차피 노트북 용도로는 일년에 서너번 밖에 필요없으니, 이 기계를 쉬게 두지 않고 계속 굴릴 용도를 그림을 통해 찾아보자. (세번 째 용도는 안드로이드로는 어떻게 하는지 영 아리송한 전자피아노의 디지털 녹음..) 하지만 내가 그림을 잘 그리겠어? 그냥 펜이 되기나 하면 됬지” 였다. 래티튜드는 그 용도에 딱 맞았는데, $400 이라는 가격에 256GB SSD 와 8GB RAM, M5-6Y57 CPU이라는, 비슷한 성능의 신품 서피스 라인이라면 가격이 세배는 되었을 성능이었고, 펜이 안 좋다는 평이 있었지만 (시험해본 결과 손바닥을 화면에 기대고 그릴 경우 가끔 손바닥을 손가락으로 인식해서 화면이 막 점프하는 현상이 있음) 내가 그림을 얼마나 그린다고 전문가나 쓰는 서피스가 필요할까? 하는 생각이었다. 고생고생해서 찾아낸 10인치대 고성능 태블릿이라는 점도 있었고, (2년 동안 제품군이 다 12인치대로 이동하고 10인치 시장은 아이패드에 내준 느낌) 조금 무리지만 무게만 무시하면 자켓 주머니에 넣을 수 있다는 점도 좋고..

성능은 비슷하지만 (3세대 i5) 훨씬 무거운 서피스 프로 1은 플로우차트 같은 거 그릴때나 쓰려고 사무실에 두었다.

몇달은 이 조합이 잘 굴러가다가, 최근 들어 그림 그리는게 본격적으로 재미있어지는 계기가 생기면서, 태블릿이 꽤 활약을 하기 시작하게 되었다. 심지어 어제는 더 정교한 펜 조작을 위해 서피스를 집으로 다시 들여왔다. (그냥 캔버스에 글을 휘적 휘적 쓰면서 화면을 통째로 녹화한 뒤 캔버스 색에 투명 효과를 적용하면 글씨가 저절로 써지는 동영상 효과를 낼 수 있다!) 책상에 태블릿 둘 공간은 하나밖에 없지만 두 태블릿이 충전 포트며 놓을 자리를 두고 다투는 모양을 보며, 생각이 시작되는 것이다. “음 잘못 샀나?”

서피스 프로 4 또는 5의 m3 버전을 사서 그걸로 그림을 그렸으면 좋겠는데, 노트북 용도로는 현재 가지고 있는 래티튜드에 성능이 뒤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m3는 4GB 128GB 만 판매된다). 그럼 집에서 그림을 그리고 노트북 대용은 사무실에 둬야 하나? 그렇다고 $1300대의 i5 8GB 로 가면 슬슬 본전 생각이 나기 시작한다.. 애초에 펜 기능을 찾았던 이유가 멀쩡한 기계를 일년에 몇번 안 쓰고 썩히는게 아까워서 그랬던 것인데, 깜빡 하는 순간 배보다 배꼽이..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