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 모르는 아저씨가 “예빈아 까까 먹으러 가자” 이러면?

    이번 Algo Curioso 팟캐스트 1회에서 아론과 용호는 모르는 아저씨들에게 말을 걸면 안 되는 이유에 대해 고찰해봅니다

    아론의 유튜브 채널

    녹취

    안녕!

    안녕

    이것은 Algo Curioso 입니다!

    용호님 // 네 아론님?

    혹시 모르는 사람을 만나서 희안한 일을 겪은 적 있나요?

    아 글쎄.. 모르는 사람이라..
    아 네네 이번 금요일에 겪은 적 있어요

    그러니까 이틀 전에요
    기차를 타고 직장으로 출근하는 중이었는데요

    보통은 사무실에 가지는 않아요. 집에서 일해요.

    근데 그날은 사무실에 가서 해야 할 일이 있어서요. 그리고 정말 멀어요

    가든그로브인데 우리 집에서 80km 거리에 있어요

    80km? 헐
    먼저 지하철을 타야 하고, 그 다음에는 기차,

    마지막 코스는 예전에는 자전거로 간 적도 있는데 이번에는 택시로 가려고 했었어요

    그래서 스마트폰으로 이걸 계속 보면서 조율하고 있었거든요

    5분 있다가 기차역에 도착하는데 계속 스마트폰을 쳐다보면서

    “지금 버튼을 눌러서 택시를 부르면 대충 기차가 역에 도착하는 시간에 오려나?”

    택시 기다리는 시간이 싫어서요
    근데 갑자기 내 옆에 있던 청년이

    갑자기 “저기요”라고 해서 “오잉?”하니 “저기요 어디에 전화 해줄 수 있어요?”라고 물어보더라구요. / 하하 그게뭐임

    그래서 제가 “네? 전화를요?”라고 하니
    “네, 내 친구에게 전화해서 기차역에 도착한다고 전해주세요”

    희안한 요청이라서 생각했죠:

    “이거 혹시 신종 사기 수법인가? 뭐지?”

    “네, 네, 그러죠”
    그러니까 번호를 불러주기 시작하는데

    스마트폰을 열었는데 워낙 전화를 안하다보니

    전화앱을 홈스크린 어딘가 구석에 대충 구겨넣어서 이제 어디 있었는지 기억이 안 나는거에요

    그렇게 “하아 전화앱 어디 넣어두었는지 통 모르겠네” 하면서 찾고 있으니까

    그 친구가 웃는 것 같더니 뭐라고 말했는데.. 영어로 뭐라 했더라? 뭔가 청년들이 하는 요즘 표현을 썼어요. “It be…” 뭐라 했더라.

    웃더니 “It be like that sometimes”라고 했어요

    무슨 의미냐면 뭔가 나쁜 일이 일어났을 때, 예를 들어 직장에 늦게 출근한다던지

    버스가 안 온다던지 그런 안 좋은 일이 일어났을 때 사람들이 하는 말이

    “가끔 인생이 그럴때도 있지, 나쁜 일이 있을 때도 있는거야” 그런 뉘앙스에요. 내가 전화를 안 하는 걸 보고 그랬나..

    그렇군요

    잘 모르겠네, 전화를 안 해서 그랬는지 아니면 전화앱을 못 찾고 헤메서 그런건지

    하여튼 그래서 전화해서 누가 받더라구요

    그래서 “이 사람이..”라고 말하다가… 아 참, 그리고 자기 이름도 줬어요

    “이름이 뭐라뭐라 라고.. 메치아..” 그런 처음 들어보는 이상한 이름을 댔어요

    그래서 들은 그대로 친구에게 전달해주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까

    그 청년의 이름은 메히아였던 것 같아요. (스페인어 이름). 걔가 메히아라고 말했지만

    근데 마스크를 쓰고 있으니까 잘 안 들렸던 것 같네요. 그래서 “메치아..인가라는 사람이..

    풀러튼 역에 있어요”라고 하니 친구는 알아들었고 “네 네 가요”라고 했어요

    그리고 역에서 내려서 같은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었는데

    아 참 그리고 그 얘기도 했었어요 “내 전화기가 죽기 직전이라고 해줘요” 거 그게 끝난다고.. 그거

    배터리!

    배터리. 그리고 그걸 들으니까 이 상황에 대한 모든 의문이 해소되더라구요

    근데 이상한게 이 친구는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듣고 있거든요!

    아니 ㅋㅋㅋㅋㅋ

    이거 좀 상황이 앞뒤가 안 맞는데. 그리고 음악 들으면서 되게 열중하고 있었어요

    막 따라하면서.. 랩인가? 랩 같았어요. 그래서 막 “나나나나! 나난나!” 이렇게 따라하면서

    그렇게 막 음악에 심취해서 즐기고 있었어요. 그러면서 나보고 전화하라고..

    ㅇㅇ

    기차에서 내려서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었어요.

    근데 다시 “저기요 내가 기차역의 이쪽에 있다고 전해줘요”라고 하는거에요

    이 기차역이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왜냐하면 자기가 역 내 어디 있는지 잘 모르는 눈치였어요

    역이 철도 남쪽 부분이 있고 북쪽 부분이 있거든요

    그래서 다시 친구에게 전화해서 “이쪽에 있어요”라고 하고

    친구는 또 “네네 갑니다” 라고 하고. 하여튼! 그게 제가 겪은 일입니다/

    결국 성공이네요. 친구가 만나게 되었으니까.

    그건 모르겠어요. 제 택시가 먼저 왔거든요. 저는 다 못 보고 떠났어요.

    글쿤요. 하지만 님은 그 젊은이를 위해 힘든 일은 이미 했군요.

    음 음. 처음 보는 사람이 자신만만하게 다른 사람에게 자기의 일을 맡기는건… 흥미로운 일이군요. / 그쵸

    신기하네요

    제가 가장 최근에 모르는 사람하고 만났던 일은… 생각해보면 정말 이상했어요.

    제가 길을 가는 중이었는데, 잡생각들을 하면서

    근데 갑자기 우리 또래 청년이 다가와요

    나를 보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아 도움이 필요한가보다”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저의 “도움을 주는 사람 모드”가 발동되었죠

    근데 걔가 한 질문을 듣고는 말문이 턱 막혀버렸어요

    “저기요, 여기 주변에 포르노 부스가 어디 있는지 아세요?”

    질문을 듣고는 머릿속에서 여러가지 의문이 동시에 뜨면서 도대체 어디부터 해결을 해야하나 하면서 사고가 마비되는 느낌이더라구요

    일단: “그런게 있어?”

    둘째로: “그런게 존재한다면, 얘는 내가 그런 걸 소비한다고 생각하는건가?”

    그 다음에는 “내가 그런걸 본다고 했을 때, 내가 이 주변에 그게 어디 있는지 안다고 생각하는거야?”

    머리 속을 채우는 수많은 의문들의 끝에 “아니요” 한마디밖에 할 수 없었어요

    근데…//
    도대체 “포르노 부스”라는게 어떤 성격의 물건이에요?

    제 생각에는 PC방 같은게 아닌가 싶은데

    PC방과는 달리 이 업소에는 개별 방으로 분리되어있고

    예전에 다른 친구가 다른 묘한 성격의 PC방에 대해 설명해준 적이 있는데, 그걸 토대로 생각해보면, 그런게 아닌가 싶네요

    그러면 “00 부스”라는 다른 것들이 존재해요?

    왜냐하면 “무슨 부스”라는 표현을 첨 들어봐요. 그게 이해가 안 되네요.//
    저도 처음 들어봐요.

    하여튼-

    그러니까 이렇게 개별 방으로 나뉘어 있는 PC방에 가서

    포르노 보고.. 자위까지 하나요?

    아마 그런 흐름이지 않을까 싶네요

    그런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너무 안 된 것 같아요

    결국 어떤 경우에는… 우리 부모님들이 항상 하던 그 말 있잖아요

    “모르는 사람하고 얘기하면 안된다” 그게 맞을 때도 있는 것 같네요

    아 근데 그러면 모른다고 답하니까

    그냥 갔어요? “아 이놈은 모르는군!” 뭐 그러면서?

    네 하지만 그 후 떠오른 온갖 의문들을 곰씹는 역할은 저의 몫이었죠

    아이고

  • 연구용 혈액 채취

    연구용 혈액 채취

    캘리포니아 보건국이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연구를 하기 위해 랜덤으로 참가자들을 모집하는 편지를 보냈는데 내가 그 중 한명으로 초대를 받았다. 뭘 연구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생활패턴과 감염여부의 상관관계이려나? 웹사이트에 연구의 목적이 설명되어있는데 모호하게 적어놓아서 결국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어쨌든 궁금해서(심심해서?) 참여했고, 참가자는 혈액 샘플을 집에서 스스로 채취해서 보내야 하는데 그 과정은 다음과 같다.

    백신을 맞고 난 후에는 혈액샘플이 의미가 없지 않을까? 백신을 맞았으니까 당연히 항체가 생기니까.. 그러면 항체가 생겨버린, 말하자면 “오염된” 혈액이 되기 전까지는 시간이 많지 않았다. 초대는 4월 24일에 받았고 첫 백신 접종은 5월 1일이니까.. 그런데 초대를 수락하자마자 어떻게 딱 맞춰서 4월 30일에 채혈키트가 도착했다.

    첫 관문은 웃기게도 채혈키트 우편물을 내 우편함에서 꺼내는 일이었다. 채혈키트는 단단한 마분지 박스 안에 담겨 오는데, 채혈 후 다시 샘플을 이 박스 안에 넣어서 반송하도록 되어있다. (아마 샘플 파손을 방지하기 위해서)

    그런데 이 박스는 우편배달부가 아파트 함 전체를 열고 넣을때는 딱 맞춰서 들어가지만, 내 개인 우편함을 열고 꺼내려고 하면 거기에 있는 아주 좁은 철제 테투리의 두께 차이 때문에 테투리에 걸려서 나오지를 않는다. 아무리 당겨도, 비틀어도, 돌려도 나오지 않아서 결국 봉지와 박스를 찢고 겨우 비틀어서 꺼냈다.

    박스 안에는 연구 웹사이트에 입력해야 하는 피험자 고유번호가 있다. 그건 좀 의아했다. 이미 초청을 수락할 때 웹사이트에서 몇가지 인구정보 질문에 답했는데, 그걸 또 입력하라는 건가? 입력안한 사람들을 위해서 다시 입력하도록 조치가 되어있는건가? 그래서 종이 설명서를 읽었다.

    채혈 절차는 돌이켜보면 비교적 간단한데, 10페이지로 구성된 그 설명서는 복잡하게 느껴졌다. 끝까지 다 읽고 절차를 감 잡은 다음에 진행하려고 하는데 자꾸만 앞 부분을 잊어버리고.. 전반적인 느낌은 소독이나 뭘 만지면 안된다는게 많아서 “아 그러니까 샘플 오염을 방지하는게 제일 중요하구나” 라는 느낌을 받았다.

    이걸 나중에 손가락에서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는데 다른 한손으로 페이지를 넘기다가는 실수로 피를 묻히고 샘플이 오염되고 그럴 수 있으니까, 아예 전체 설명을 다 한눈에 보면서 진행 할 수 있게 설명서 종이를 다 뜯어서 책상 위에 순서대로 배치했다. 1번 페이지 뒷쪽에 2번이 있어서 다 놓을수는 없지만, 4개 언어로 되어있기 때문에 (영어, 스페인어, 따갈로어, 중국어) 1번은 영어, 2번은 스페인어, 그리고 3번은 다시 영어로 교차배치하면 다 배치할 수 있다.

    설명서를 다시 훑어보면서 어려워하다가 그냥 1번 페이지에 나온대로 봉지에 들어있던 내용물을 다 꺼냈다. 샘플오염 방지가 중요한데 내용물을 다 꺼내도 괜찮은 걸까? 그러다가 뭔가 실수로 만지면?

    그리고 내용물 중에 채혈카드가 있는데, 거기에 나이, 성별, 인종, 채혈날짜를 쓰는 란이 있는 걸 보고는 드디어 하기 쉬운게 등장해서 반가워하면서 작성했다. 어휴 이건 쉽네… 그런데 그 후 설명서에서 4번 절차에 “채혈카드에 있는 동그라미는 만지면 안됩니다”라고 적혀있는 걸 발견했다. 아니 이렇게 중요한 걸 처음에 내용물 꺼낼 때 안 얘기해주고? 볼펜으로 쓰면서 만진거 같은데? 최대한 긍정적으로 돌이켜보자면 어디보자 아마 동그라미 5개 중 5번 동그라미, 또는 4번, 5번 동그라미만 만진 것 같기도 하고.. 그러면 나머지 동그라미들은 괜찮을지도?

    손가락을 소독한 후 드디어 손가락을 찌르고 피를 카드에 떨어트릴 순서가 되었다. 한가지 이상한점은 지시사항에는 “새끼손가락을 찌르시오” 라고 적혀있지만 그림에는 약지(4번 손가락)를 찌르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는 점이었다.

    손가락을 찌르기 위해 바늘이 들어있는 플라스틱 기구가 제공되는데, 손가락 위에 올리고 잘 누르라고 한다. 살살 누르니 반응이 없다가 누르는 힘이 어느 지점을 넘는 순간 스프링 메카니즘이 발동하며 바늘이 찰칵 하고 나와서 손가락을 찌르는 구조였다. 모르고 눌렀다가 깜짝 놀랐다. 하여튼 이제 피가 나오고 있으니, 잘 조준해서.. 첫번째 방울은 지시대로 오염방지를 위해 버리고 두번째 방울을 떨어트리니 1번 동그라미에서 살짝 비껴나가 떨어졌다. 나쁘지 않군.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다.

    두번째 방울 이후 피가 잘 안 나오는 것이었다. 지시사항대로 손가락을 잘 눌러서 피가 나오도록 유도했다. 그런데 피가 방울방울 샘솟는게 아니라 아주 천천히 쌓이는 것이었다. 그리고 피가 비교적 끈적끈적한 느낌이고 방울이 꽤 커보이는데 도무지 떨어질 생각을 안 하는거다. 그렇다고 종이에 갖다대면 안된다. 지시사항에 따르면 피방울이 저절로 동그라미 위에 떨어지도록 해야한다.

    좀 더 극단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리에서 일어서서, 손가락은 엉거주춤 카드 위의 대략적인 위치에 둔채로 제자리에서 달리기 시작했다. 심장이 더 빨리 뛰도록 하면 이놈의 피도 안 나오고는 못배기겠지! 조금 뛴 후 다시 손가락을 위에서부터 아래로 조금씩 눌러주기를 반복했다. 이게 효과가 있기는 했는데, 문제는 피가 모이다가 언젠가는 떨어질텐데, 그 떨어지는 시점이 언제일지 도무지 감이 안 잡힌다는 것이었다. 열심히 모은 피가 언제 떨어질지 모르니 무작정 달릴수도 없고, 적당히 달리다가 눈치보면서 손가락을 만져주고, 그리고 다시 달리고..

    또 하나 걱정되는점은 손가락을 만져주다가 피가 흐르는 지점을 잘못 만질 경우 샘플오염이 일어날수도 있다는 점이다. 애초에 내 새끼손가락은 그렇게 긴게 아니라서 뭘 만져줄 길이도 별로 없다. 그리고 이쯤되자 손가락 끝에 피가 꽤 모여있는데 피에 가려서 바늘을 찌른 위치가 정확히 어디였는지 기억이 안나는 점도 한몫했다.

    엉망으로 조준된 방울을 두 번 더 떨어트리고 나서 (사진에 보이는 세번째 방울은 방울을 떨구기 위해 손가락을 흔들다가 엉뚱한 곳으로 떨어졌다) 피도 안 나오는데 그냥 종이를 만지기로 했다. 어차피 오염된 가능성이 높아보이는 5번 동그라미에 갖다댔다. 종이에 갖다대니 뭐가 문제였는지 밝혀졌다. 이미 피가 응고된 상태였던 것이었다.

    다시 손을 씻고 소독하고 이번에는 왼손 약지를 찌르기로 했다. (왼손잡이라서 처음에는 오른손 새끼손가락을 찔렀다). 그리고 이번에는 손가락의 중간을 찌르는게 아니라 아주 끄트머리를 찌르기로 했다. 첫 손가락에서는 중간을 찔렀더니 핏방울이 찌른 지점에서 고이는게 아니라 (당연히) 손가락의 끄트머리까지 흘러간 후 거기서 고이던데, 피부를 타고 흘러가는 동안 안 그래도 많이 나오지도 않은 피의 양이 표면장력 때문에 더 줄어드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다시 한바탕 뛴 다음 손가락을 찔렀다. 첫 손가락을 찌를 때 바늘이 갑자기 튀어나오는게 기억나서 바늘기구를 누르는게 무서웠다. 그냥 바늘로 천천히 찌르면 좋을텐데, 왜 이렇게 툭 튀어나오도록 디자인한걸까? 아마 바늘이 찌르기 전까지는 다른 물건에 닿지 않도록 보장하기 위해서는 이 방법이 제일 효과적이어서 그런거 였겠지만 하여튼 되게 무서움.

    첫 손가락의 경험을 살려서 피가 더 나오게 하는것에는 성공했다. 그런데 피가 나오게 하는 이 과정 내내 핏방울이 엉뚱한 곳에 떨어질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손을 엉거주춤 든 채로 제자리 뛰기; 손가락 주물러주기; 방울이 떨어지도록 손가락 흔들기. 한 열번 정도 떨어트려 겨우 동그라미 두개를 완전히 채운 후 질려서 그만하기로 하고 (동그라미를 최소 두개 채우도록 되어있음) 말려서 상자에 넣어 보냈다.

    상자에 넣기 전에 웹사이트에 가서 피험자 고유번호를 입력하니 꽤 긴 설문지가 나왔다. 아 이래서 웹사이트로 가라고 했구나.. 질문 중 하나는 “백신 접종을 받았습니까?” 인걸 보니 접종자의 자료도 뭔가 분석을 할 준비가 되어있는 듯 하다. 그리고 설문지를 다 답하면 종이설명서와 유사한 내용이 나오면서 바늘 찌르는 방법, 손가락 주물러 주는 방법 등이 동영상으로 나오는 부분을 보여준다. 뭐 이미 다 끝난거지만 동영상으로 접할 수 있는 과정보다 특별한 노하우 같은 건 없어서 딱히 미리 봐도 도움이 되지는 않았을 것 같다. 근데 전체적인 진행 구도를 감 잡기에는 도움이 되었을지도? 박스에 피 뽑기 전에 웹사이트에 가보라고 적혀있지는 않아서 이렇게 된거지만. (따져보자면 박스에 “시작하기 위해서는 웹사이트를 방문하세요” 라고 적혀있기는 한데, 나는 그게 뭘 의미하는지를 놓쳤다.)

    그런데 채혈 과정이 이렇게 어려워서야 사람들의 혈액샘플이 오염된게 너무 많을 것 같기는 하다. 아마 연구자들이 이 정도는 예상하고 준비를 했겠지?

  • “한인·흑인·아시안 표심이 바이든 행정부의 운명 결정했다”

    “한인·흑인·아시안 표심이 바이든 행정부의 운명 결정했다”

    보도자료

    팻말과 이동형 빌보드를 대동하고 민주당 후보 가두홍보에 나선 가운데 한인 자원봉사자들이 풍물놀이를 선보이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전국 한인사회를 대표해서 중요한 역할을 한 것 같아 자랑스럽다”. 한인 유권자들이 이번 조지아 상원 결선 선거에 대거 참여하면서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존 오소프 의원과 라파엘 워녹 의원을 선출하는데 앞장선 캠페인 중 하나인 아시안 아메리칸 정치력신장위원회(AAAF-PAC)는 [오소프 및 워녹을 지지하는 아시안 유권자 캠페인]을 통해 지난 11월 대선 캠페인에 이어 1월 5일 상원결선에서도 한인 및 아시안 유권자들이 대거 투표에 참여하도록 두달간 치열한 홍보 활동을 펼쳤다. 25만명의 아시안 유권자에게 영어, 우리말, 베트남어, 중국어, 타갈로어, 힌디어, 우르두어, 구자라트어, 벵골어 등 9개 언어로 후보지지를 독려하면서 100만건의 전화, 10만건의 가가호호 방문, 35만건의 문자 메세지로 홍보 활동을 펼쳤다.

    지난 30년 동안 한번도 재선에 실패한 대통령 후보가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트럼프 대통령의 2020년 재선을 저지한 후 더 나아가 하원과 상원 장악까지 가져온 이번 조지아 결선은 한편의 정치 드라마였다. 오바마 2기 당시 공화당의 매코넬 상원 원내대표가 한치의 흔들림도 없이 고수한 정치적 고사(枯死) 전략에 비추어볼 때, 여소야대 국면이 될 경우 정책주도는 고사하고 당장 내각인준 여부마저 불확실해지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다수당이 되어야 미국에 시급하게 필요한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긴급 경기부양책, 건강보험 확대 등의 정책이 본격적으로 추진 가능하게 된다.

    이번 조지아 결선의 중요성을 느낀 전국의 진보 및 보수 관계자들이 모여서 각각 선거 캠페인에 총력을 다했다. 한인사회도 이번 선거에 전국 각지에서 관심을 표명했다. 개인 정치기부와 전화걸기로 동참한 수만 한인 외에도 시카고·뉴욕·텍사스·버지니아·캘리포니아 등 지역에서 수백 자원봉사자 및 선거 관계자들이 결집하여 현지 관계자들과 힘을 합쳐 한인 유권자들을 방문하고 오소프와 워녹 후보 지지활동을 펼쳤다.

    LA에서 와서 활동하던 한인 청년은 수와니 지역의 황모씨 부부 (70대)와 남모씨(40대)를 방문하여 투표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결과 3인 가족 모두 처음으로 투표를 하도록 설득하는데 성공했다. 황모씨는 처음에는 딱히 투표할 필요를 못 느꼈지만 “그래도 우리 투표할거라고 그 청년에게 약속했는데 계속 약속이 마음에 걸렸다”며 결국 투표소로 발걸음을 옮겨 민주당 후보들을 찍었다. “막상 투표를 하고나니 언제 그랬냐는듯 또 그렇게 뿌듯하게 느껴질수가 없었다”라고 귀뜀했다. 남모씨는 자신의 친구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투표 참여를 종용하기도 했다.

    비영리단체들은 후보 지지를 할 수 없지만, 비당파적인 유권자 등록 및 선거참여 권유 활동은 허가된다. 조지아 지역의 많은 한인 교회들도 등록과 투표율을 높이는데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예로, 2020년 10월 5일-10월 11일 사이 기간 동안에만 6만명의 아시안 유권자들이 새로 등록하여 유권자 수가 33% 성장했다.

    조지아 주 아시안 및 한인 유권자 중 44%가 영어보다 모국어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들 유권자에 대한 효과적인 홍보를 위해서는 각 언어로 준비하는 것과 메세지의 적절한 문화적 적용이 필수적이다. 이번 캠페인의 성공도 적절한 언어 준비가 결정적 요인이었다.

    대선과 상원결선 모두 치열한 접전 끝에 적은 표차로 결정되었다. 상원 결선에서 워녹은 2.0% 차이(93,346표)로 앞섰고 오소프는 1.2% 차이(55,044표)로 간신히 승리를 확정했다. (한편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은 0.23% 차이-11,779표 차이로 승리했다.) 경제와 코로나바이러스 대책, 건강보험 정책 등의 이슈를 둘러싼 한인·흑인·아시안 및 교외지역 유권자의 정치적 결합 없이 민주당의 완승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아태계유권자연합 (APIAvote)의 합동 사전조사에 따르면 2020년 대선을 앞두고 한인 유권자들의 바이든 후보 지지율은 57%로, 트럼프 지지율 26%의 두배를 기록했다. 캠페인측은 웹사이트 AsiansForGeorgia.com 를 통해 한인 및 아시안 유권자들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정보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번 선거 시즌 조지아 캠페인에서 주목을 받은 점은 경합주에서 전통적으로 채택되는 전략 – 반대파를 자극하는 논란적인 이슈는 줄이고 중도파를 끌어안기 위한 보수적인 정책 강조 – 대신 대규모 유권자 등록과 민주당의 지지기반에 어필하는 적극적인 진보정책 홍보 중심의 캠페인을 펼쳤다는 점이다. 이에 호응하여 기록적인 비율로 투표에 참여한 지지기반층이 이번 결과의 ‘숨은 변수’였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일관된 분석이다.

    “흑인 활동가들의 선구적 업적에 힘입어 조지아는 미국 남부에서 새로운 미래를 제시하고 있다. 이제 이곳은 더 이상 보수주의의 아성이 아니다”라고 캠페인의 아이샤 마흐무드 사무국장은 논평했다. “다양성을 존중하고, 젊고, 정치에 적극 참여하는 아시안 태평양계 인구가 늘면서 새로운 정치의식이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아시안계는 투표를 통해 우리의 힘과 영향력을 증명했으며, 앞으로도 커뮤니티에 시급한 사안들을 다루기 위해 앞장설것이다.” 캠페인측은 이번 대선과 상원결선의 결과를 발딛고 한인 유권자를 포함한 아시안 태평양계 커뮤니티 내 정치력 신장 활동을 확대하고 2022년 조지아 주지사 선거에서도 활약할 계획이다. 

    # # #

    보도자료 기사 문의: 
    아시안아메리칸 정치력신장위원회 최수진 활동가su@asianamericanadvocacyfund.org
    영어 문의: media@asianamericanadvocacyfund.org

    영상 자료

    다음의 유튜브 채널에서 캠페인측의 TV광고 중 일부를 볼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channel/UCclDEqFmHgHjstzDf0P85hg

    아래의 4종 사진을 포함, 총 12개의 사진을 다음의 주소에서 고해상도로 다운로드 할 수 있습니다:

    https://www.dropbox.com/sh/d23oyt73gp1vl0r/AAC1h5oOXaQyNoDHaplHvhJLa?dl=0


    아시안아메리칸 정치력신장위원회(AAAF-PAC)은 연방선거 독립지출을 통해 아시안아메리칸 권익재단의 목적을 지원합니다. 후보, 타 캠페인, 정당등과 활동을 조율하지 않습니다.

    아시안아메리칸권익재단(AAAF)은 연방세법 501(c)(4) 조항에 정의된 풀뿌리 단체로 조지아에서 진보적인 아시안 아메리칸 유권자층을 양성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자세히: https://www.asianamericanadvocacyfund.org

    Asian American Advocacy Fund Political Action Committee (AAAF-PAC) supports the mission of the Asian American Advocacy Fund, Inc. by making independent expenditures in Federal races. We do not coordinate with candidates, campaigns, or political parties.

    Asian American Advocacy Fund, Inc. (AAAF) is a 501(c)(4) grassroots organization dedicated to building a politically-conscious, engaged, and progressive Asian American base in Georgia. 

    To learn more about AAAF, visit https://www.asianamericanadvocacyfund.org

  • 수상하다와 의심스럽다는 어떻게 다른가요?

    수상하다와 의심스럽다는 어떻게 다른가요?

    Q: 수상하다의심스럽다는 어떻게 다른가요?

    A: 일단 두 표현은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같은 의미로 통용됩니다. 다만 “그러면 차이가 전혀 없는가?” 라고 물었을때, 차이를 찾아볼 수는 있겠습니다. 이하는 제 개인적인 주관이 많이 들어간 의견인데요,

    상대방에 대해 뭔가 구체적인 혐의를 가지고 있을 때, 의심스럽다 라고 생각하고 (예를 들어 “저 사람은 사람을 죽인 것 같은데?” “바람 피우는거 아닌가 저 사람?”)

    사진: Alasdair Massie (CC BY-NC-SA)

    구체적인 혐의 없이 그냥 그 상대방과 이야기하고 있는데 뭔가 이상한 행동을 많이 하면 갑자기 “어! 이 사람 뭔가 숨기고 있나?” 싶을 때 수상하다 라고 생각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생각을 연장해보자면 수상하다는 느낌은 그 상대방과 대면하고 있을 때 상대방이 보여주는 여러가지 행동을 관찰하면서 느끼는 것인가 하면, 의심스럽다라는 느낌은 대면하고 있을 때 생길수도 있지만, 상대방이 없는 공간에서, 그저 의심이 가는 점에 대해 생각하고만 있어도 의심을 가질 수 있겠지요.

    물론 의미가 겹치는 부분이 70% 이상일 거구요, 굳이 서로 다른 부분을 분리해보자면 일단 제게는 이런 점이 느껴집니다. 이거 외에도 몇가지 의미가 다른 부분이 있을 수도 있을 것 같네요.

  • 오늘부터 계획대로 더위 때문에 음식 조리는 당분간 중단하고…

    오늘부터 계획대로 더위 때문에 음식 조리는 당분간 중단하고 배달 음식만 먹는 나날들이 시작된다. 첫 음식을 시켰는데 이상하게 기본 옵션이 배달이 아니라 픽업으로 설정되서 주문되어버리고, 나는 그것도 모르고 앱만 쳐다보면서 룰룰랄라 기다리다가 조리가 다 끝나고 나서야 배달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제 취소도 안되고, 픽업 주문을 배달 주문으로 바꾸는 것도 안 된다. 식당에 전화해봐도 모든 결정권을 앱측에서 갖고 있어서 안될게 뻔하고, 타이식당이니 소통하는것도 일임. 식당을 직접 갔다오면 45분 정도 걸리는데, 오늘은 너무 바빠서 도무지 그런 시간을 낼 엄두가 안 난다.

    그냥 돈 버린 걸로 치고, 픽업을 취소하고, 같은 메뉴로 다시 배달을 주문했다. 그런데 두번째 주문에서 실수해서 기본 픽업 옵션을 배달로 바꾸는 단계를 놓쳐서 (잘 못 보고 그냥 진행 눌러버림) 또 픽업 주문을 했다! (ㅋㅋㅋㅋㅋ) 다행히 그건 즉시 취소해서 결제는 면했고, 세번째 시도에 드디어 배달로 주문하는것을 성공. 제발 식당측에서 상황을 눈치 채고 처음에 조리한 음식을 그대로 갖다줘서 음식 낭비만 피했으면 좋겠다. 음식은 잘 왔고 항상 그렇듯이 맛있었음. 역시 에어컨 때문에 기력 딸리는 날은 얼큰~~한 타이 파낭 카레가 최고지!

  • 그저께 그래픽카드 가격을 $110로 제시한 후에야 겨우 팔았는데…

    그저께 그래픽카드 가격을 $110로 제시한 후에야 겨우 팔았는데 ($140에 올려놓고는 $120에 제시하니까 한 사람은 $110, 다른 사람은 그 가격이면 훨씬 더 좋은거 산다며 $75 제시) 배송할때 이베이가 서비스를 배송회사와 연결해서 레이블을 뽑아주는 시스템이 있는데, 지금까지는 그걸로 했었는데 오늘 좀 더 자세히 각 USPS 옵션의 규격을 읽어보니 모두 박스의 규격에 미달한다. 근데 분명 이 16″x11″x4″ 박스는 지난번에 마더보드 팔 때 쓴 박스랑 사이즈가 비슷할텐데 왜 가능한 옵션이 없지? Fedex Smartpost $15 옵션에 보내기는 했는데, 지난번에 마더보드를 USPS로 보낼때는 무슨 서비스로 보냈는데 도무지 기억이 안 난다. 그때 제시된 배송옵션들을 다시 볼수는 없지만 레이블을 볼 수 있어서 열어보니 Priority 3-Day 이라고 하는데, 이게 무슨 서비스지?

    지난번에 내가 사이즈를 잘 안 보고 “이베이가 물건 규격과 무게를 갖고 있으니까 알아서 내가 사용가능한 옵션만 보여줬겠지~”하고 USPS Large Envelope 같은 옵션을 골랐는데 그 가격대의 규격이 안 맞음에도 USPS측에서 그냥 대충 보내준건가? 아니면 혹시 지금의 우편투표 난리 때문에 일부 서비스가 중단된건가? 가격 고르는 페이지에 “현재 USPS 배송 예상 기간이 평소보다 훨씬 느립니다. 다른 배송회사를 고려하세요”라고 나오긴 하던데.

  • 하우스 오브 카드 S2:26 피날레 봄 이하 일부…

    하우스 오브 카드 S2:26 피날레 봄

    (이하 일부 스포일러)

    벽돌에 맞은 건 처음에는 어이가 없었지만 생각해보니 지난 몇주간 공작을 위해,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마라톤을 달리면서 아주 컨디션이 제로였을 것이다. 그렇게 보면 충분히 개연성이 있네. 처음에 급히 위치를 옮기려고 찾아온 것은 해커의 역위협을 받고 나서 다시 약점을 보강하기 위해였었는데.. 대화를 나누면서 죽이려고 생각한 것일까? 일단 죽이려고 생각하기는 했나? 그렇다면 처음부터 죽일 작정이었을까? 아니 도대체 뭘 하려고 했던 걸까? 정황상 상대방의 입장에서는 목숨이 걱정되는 상황이기는 했는데. 차를 타고 가면서 상대방은 의미심장한 질문을 한다. Are you gonna hurt me? 이 시리즈에서 상대방은 hurt 라는 동사를 딱 한번 썼었다. 그 의원에 대해서 썼었지. 그리고 I’m not gonna hurt you if.. 라고 조건을 다는 순간 생명의 위협을 느꼈을 것이다.

  • Grace Community Church 라는 교회가&nbsp 법원 소송에서 이겨서&nbsp…

    Grace Community Church 라는 교회가 법원 소송에서 이겨서 주일 예배를 재개한다고 한다. 한 교회 관계자는 “왜 (흑인 살인에 항의하는) 시위는 제제 안 하면서 예배는 못 드리게 하냐” 라고 했다고 한다. 일리있는 말이다. 왜 시위만 우대하는가? 종교도 수정헌법 제 1조에 해당잖소? 예배 드릴때마다 소요 사태가 발생할지도 모르니까 전경들을 수백명씩 교회 내에 배치하고 현장 지휘관 재량에 따라 최루탄과 강화고무탄총 사용을 허가하면 될텐데, 믿는 이들만 차별하고 참 불공평한 일이다. 말세일세.. 신을 경외하지 않는 민주당 정치인들이 또.. ㅉㅉ

    판결의 내용 중 마스크 착용과 거리 준수가 조건으로 들어갔다고 하는데, 7월 26일 예배 영상을 보니 코로나 그게 뭐임? 성찬식때 나눠주는 거임? 하는 수준이다. 판결 이후 영상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7월 26일때 이러고 있었으면 소송 들어가도 임시 중지 명령 같은 건 하나도 없었던 건가?

  • 방 평수 계산

    방 평수 계산

    몇년 전 로봇 청소기를 샀다. 침대 밑에 먼지가 잔뜩 쌓여있는 걸 발견했는데 청소기로 넓은 침대의 끝까지 잘 닿기가 힘들었다. 귀찮기도 하고 그래서 마침 친구가 추천해준 가성비가 뛰어나다는 청소기를 샀다.

    청소기는 두개의 버튼으로 기본적인 조작이 가능하지만, 스마트폰 앱을 깔면 더 복잡한 작업들이 가능하다. 앱의 기능 중 하나는 청소한 면적의 지도를 그려주는 것이었다.

    회색 선들은 청소기가 이동한 동선이다. 하늘색 굵은 선들은 로봇이 부딛히거나 레이더(?) 같은 것으로 멀리서 인식해서 장애물로 인식한 물건들이다. 가장 외곽 선은 당연히 벽이고, 방 안에 있는 여러 것들은 바닥에 놓여있던 물건들이다. 책상, 의자, 침대 다리, 냉장고 등.

    왼쪽 큰 공간이 침실 겸 거실 역할을 하는 주 공간이고, 오른쪽이 부엌이다. 중앙에는 두개의 공간이 비어있는데, 상단은 화장실이고 하단은 벽장이다. 화장실이 더러운 편인데 청소기가 거기 들어가서 청소하기보다는 화장실 바닥에 깔려있는 먼지를 다른 방으로 옮겨오기만 한다는 느낌을 받아서, 화장실 문을 아예 닫아놓았다. (청소할 구역을 지정할수도 있지만 그냥 닫아놓는게 더 간단하다) 벽장에는 캐리어 가방이나 상자같은게 많이 있어서 청소기가 들어갈수는 없지만 레이다 같은 기능을 이용해서 멀리 있는 벽을 일부 인식한 흔적이 보인다.

    작년 초에 방의 가구들을 대거 재배치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여러가지 기능에 알맞게 방 구조를 최적하하고 싶었다. 스트리밍을 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웹캠 뒤로 보이는 공간을 좀 더 관리하고 싶기도 했고, 모니터에 햇빛이 반사되거나 그런 문제도 줄이고 싶었다. 이틀에 걸쳐 가구를 잔뜩 옮기다가 (아파트가 매우 작고 물건이 꽉 차있기 때문에 뭘 옮기려 하면 조금 옮기고 다시 옮길 공간을 만들고 하는 작업이 반복된다) 갑자기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리고 의구심이 들었다. “이 두 책상이 여기에 들어가려나? 아슬아슬한데?”

    이런 저가형 아파트의 문제 중 하나는 그 누구도 도면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아파트 주인도 도면을 안 가지고 있다. 수입이 들어오니까 가지고는 있지만 대대적으로 리모델링을 할 것이 아닌 이상 도면을 가지고 있을 이유가 없고, 너무 오래되서 어디 있는지도 확실하지 않고.. 아마 시청 어느 부서에 몇십년 된 종이 서류가 어딘가에는 쌓여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런 아파트를 렌트로 내놓을 때 매니저들은 대충 눈짐작으로 평수를 홍보한다.

    방의 규격이 어떻게 되는지 확실히 모르니 물건을 또 하루 종일 잔뜩 옮기고 나서 그제야 가구들이 계획한대로 안 들어간다는 걸 깨달을 수도 있었다.

    그래서 로봇 청소기가 만들어준 지도를 꺼내서, 벽 중 한 면을 줄자로 재고, 그 길이만큼 무료 도면 프로그램인 LucidChart 에서 벽을 생성한 다음, 청소기의 지도에 나오는 벽을 프로그램의 벽의 사이즈에 맞추었다. 이렇게 하면 아파트 전체를 비율대로 잰 간단한 도면을 만들 수 있다! 여기다가 계획에 맞춰 가구들을 배치했다.

    이제 이 방이 19 피트 x 26 피트 = 494 평방 피트라는 것을 알 수 있다. 2012년 입주했을 때 월세 $780에 나온 거 치고는 꽤 저렴한데? (현재는 $960. 렌트 콘트롤이 적용되어 인상률이 연 4%로 제한된다)

    지난 일년 동안 점 점 더 복잡한 요리를 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이 부엌에 환기구가 없기 때문에 자꾸만 화재경보기가 울려서 최근에는 이사를 고려하고 있다. 화재경보기 외에 뭔가 부엌에서 요리하다가 공기 속으로 희석된 기름 방울들이 동동 떠다니는 느낌도 나고, 구 컴퓨터 케이스가 끈적끈적한것도 이게 이유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래서 여러 아파트들을 알아보고 있는데, 그러다가 내 아파트는 평수가 얼마였더라 하는 궁금증이 생겨서 작년 만들었던 자료를 다시 찾아보았다.

    원래 끼우려던 책상은 가까스로 겨우 들어갔다. 너무 뻑뻑해서 책상을 끼우다가 실수로 에어컨 배출구 플라스틱 핀 하나를 깨먹긴 했지만..

  • 블루에이프런에서 현재 특정 식료품 공급회사의 양파에서&nbsp 살모넬라 균이…

    블루에이프런에서 현재 특정 식료품 공급회사의 양파에서 살모넬라 균이 검출되어 전국적으로 400명에서 발병했기 때문에 양파에 톰슨사 레이블이 붙어있으면 폐기하고, 어느 회사 것인지 확인이 안 될 경우에도 폐기하고, 그리고 그 양파와 접촉한 부분은 다 잘 씻을 것을 권고한다고 통지를 보내왔다. (어떻게 씻어야 하는거지? 도마 같은거는 물로 씻으면 되는거겠지? 생 닭고기도 그정도로 조치하니까)

    흠.. 지금  선반에 보면 양파가 4개 있는데 한개는 화요일에 블루에서 배달온거, 한개는 금요일에 디널리에서 배달온거, 한개는 지난 금요일에 디널리에서 온거, 하나는 지난주에 슈퍼에서 사온거다. 오늘은 샤바마를 만들려고 했는데, 금요일에 온 상자에서 토마토들이 금이 가있던것도 신경쓰이고, 그 박스에 양파도 같이 들어있었지. 그 어느 양파에도 레이블은 없다. 근데 토마토랑 양파를 다 버리면 슈퍼를 가야 하는데, 요 2-3일이 너무 덥고, 자전거는 아직 튜브를 안 갈았다. 그리고 등이랑 목 뼈가 아파서 자전거 튜브 교체는 좀 미루고 싶다. 뭐 보통 살모넬라 균에 노출되면 몸살 증상이나 있다는데 그냥 먹었다. 

    다음주에  이 양파를 넣은 요리를 두개 하게 되는데 그때 가서 새로 바꿔넣을지 생각해봐야겠다.

    우왕 두달전에 월세가 $1,800 수준이었던 1베드 아파트가 $1,535까지 내려왔다! 좋아 좋아 더 내려라.. 망해라

이 사이트는 wpml.org에 개발 사이트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remove this banner의 프로덕션 사이트 키로 전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