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2박 3일 동안 오스틴을 다녀왔다. 여행을 마치고 30분짜리 음성 메모를 녹음했고, 그걸 바탕으로 ChatGPT로 블로그 스타일로 정리해보았다.
음식과 도시








이번 오스틴 여행은 먹방 여행에 가까웠다. 먼저 Papalote Tacos랑 Habanero Cafe에서 텍스-멕스 요리를 먹어봤다. 후아라체, 미가스, 파피용 토르타 같은 메뉴를 처음 접했다. 새롭긴 했지만, 먹다 보니 고기, 콩, 아보카도, 또띠야 조합이라 기존 멕시코 음식과 크게 다르진 않은 느낌이었다. 텍스-멕스 특유의 차이를 느끼려면 좀 더 다양한 메뉴를 시도해봐야 할 것 같다.
그리고 Rudy’s Bar-B-Q, Terry Black’s BBQ, Loro Asian Smokehouse 이렇게 세 곳의 바비큐 식당도 다녀왔다. Rudy’s와 Terry Black’s는 전통 바비큐 맛집이었고, 둘 다 만족스러웠다. Loro는 아시안 퓨전 스타일인데, 브리스킷 덮밥이나 삼겹살 요리가 괜찮았다. 이름만 퓨전이 아니라 진짜 맛에서도 차이가 느껴졌다.
South Congress 거리랑 그 주변을 많이 걸어다녔다. Loro가 있는 South Congress 서쪽 지역도 둘러봤고, UT 오스틴 캠퍼스 주변도 살짝 구경했다. 다운타운 쪽은 따로 둘러보지 않았다. 일요일 오후에 버스 타고 지나가면서 보니까 South Congress나 캠퍼스 쪽보다 훨씬 한산해 보였다.
텍사스 도시에 기대했던 것보다는 보행자 친화적이었지만, 신호등이 5분 넘게 안 바뀌고, 횡단보도 버튼 위치가 어색해서 결국 자동차 중심이라는 느낌은 들었다. 오렌지 카운티랑 비슷했다.
사람들






이번 여행은 오랜 친구 모세를 만나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모세는 와코에서 네 딸과 함께 7인승 밴을 몰고 와서 토요일 오후를 함께 보냈다.
크리스틴이 질문을 잘 던져줘서 모이스가 미국에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요즘 온라인에서 인기 있는 ChatGPT의 ‘지브리화(ghiblification)’ 기능 얘기도 했다. 모세와 함께 찍은 사진을 지브리 스타일로 변환해 보냈는데, 모세는 본인이 앱으로 변환을 시도하면 잘 안 된다고 하더라.
호텔에서 몇 명을 만났다. Torres del Paine 국립공원에 다녀온 부부가 있었는데, 1월 말에 갔는데도 입장 대기줄이 없었다고 해서 놀랐다. 또 교회에서도 내년에 칠레와 파타고니아, 아르헨티나 쪽으로 여행을 준비 중인 사람을 만났다.
온수욕조에 있던 한 남성은 이번 주말 호텔에서 열리는 텍사스 트라비스카운티 민주당 만찬행사 이야기를 듣고 갑자기 트럼프를 “바보, 지독한 악인”으로 지목하며 맹비난하다가 뜬금없이 차디찬 수영장으로 뛰어들어수영을 했다. 거리에서도 트럼프와 텍사스 공화당 지배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는 사람들을 꽤 만났다. 크리스틴에게는 보수로 유명한 텍사스 내에 이런 진보적인 지역이 존재한다는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주일 예배
일요일엔 예배에 가기로 했다. ChatGPT에 도보나 대중교통으로 갈 수 있는 포괄적이고 진보적인, 백인만 가득하지 않은 복음주의 스타일 교회를 추천해달라고 했고, Austin New Church를 찾았다. 하지만 실제로 가보니 거의 다 백인이었다.




목사님 스타일은 꽤 독특했다. 보통 기타리스트가 앉는 자리에 앉아 기타용 마이크와 악보 거치대를 사용해 설교했다. 설교는 자유로운 흐름으로 진행됐고, 철학 이야기나 마리아가 예수님의 발에 향유를 부은 이야기를 인용하면서 위계질서와 이분법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다만 중간중간 딴 길로 새거나 부차적인 설명이 많아서 구조는 좀 흐트러진 느낌이었다.
설교 끝날 때쯤 갑자기 “남성과 여성 에너지”에 대한 이야기를 덧붙였는데, 앞에서 다뤘던 내용과는 연결이 안 됐다. 마무리 기도도 없이 끝나서 조금 어색했다.
리더십 팀이 전원 여성이라는 점도 강조했는데, 그 부분은 약간 의식한 느낌이 들었다. 또 설교 중간중간 트럼프와 보수 정치 비판을 하기도 했지만, 본래 설교 주제와는 크게 관련이 없어 보였다.
백인 남성으로서, 또 텍사스 출신으로서, 오해를 사지 않으려 일부러 입장을 분명히 하려는 마음이 이해되기도 했다.
호텔


우리는 Hyatt Regency Austin에 묵었다.
호텔은 공사 중이라 메인 레스토랑은 문을 닫았고, 최상층 리젠시 클럽 라운지에서 식사를 제공했다. 음식 종류는 적었고 가격은 비쌌다.
오스틴 스카이라인은 파란 유리로 덮인 고층 건물들이 많았고, 스타크 타워를 닮은 건물도 있었다. 크리스틴은 어떤 건물은 꽃처럼 보인다고 했고, 나는 로봇 머리 같다고 느꼈다.
야외 수영장과 온수욕조도 새로 리노베이션해서 깨끗했다. 수영장 물은 차가워서 오래 있긴 힘들었고, 온수욕조는 금요일엔 햇빛이 강해 힘들었지만 주말 내내 쌀쌀해서 사용하기 괜찮았다.
호텔 앞에는 강을 따라 조깅 코스와 자전거 도로가 있었고, 주말 동안 대학생 파티, 민주당 갈라, 결혼식, 10K 러닝 대회 같은 다양한 행사가 열려서 북적였다.
이번 여행에서는 호텔 2박만 하고 일요일 저녁에 집에 오는 전략을 썼다. 일요일 오후 4시에 체크아웃하고, UT 캠퍼스를 잠깐 산책하고, 저녁을 먹고, 공항으로 이동했다. 덕분에 3박 요금을 아끼고 집에서 편하게 쉴 수 있었다. 앞으로도 이런 일정으로 다닐 생각이다.
항공편
Southwest Airlines 포인트로 항공권을 예약했다. 처음엔 3PM 출발-오스틴 도착, 9PM 오스틴 출발-피닉스 경유-LAX 도착 항공편을 잡았지만, Wanna Get Away Plus 요금 덕분에 당일 원하는 시간대로 변경할 수 있었다. 왕복 2만 포인트가 들었다.
Same-Day Change 기능으로 5PM 직항편으로 바꿨는데, 하루에 한 번만 변경 가능해서, Companion Pass 추가가 막혔다. Southwest에 전화해서 요청하니 9PM 직항편으로 변경해주고 Companion Pass도 추가해줬다.
왕복 모두 737 MAX 8 기종이었고, 좌석은 리퍼브된 버전이라 USB-C 포트(60W 충전 가능)가 있었다. 가는 편은 신형 수하물 칸이었고, 오는 편은 구형 칸이었다.
돌아오는 편은 약간 지연됐지만 큰 문제 없이 도착했다. LAX에 밤 11시 30분쯤 도착했고, 집에 12시 30분쯤 도착했다.
현지교통편
CapMetro 20번 버스는 오스틴 공항과 다운타운 사이를 15분 간격으로 다닌다. 호텔 바로 앞에 정류장이 있어서 아주 편리했다. 버스 요금은 편도 1.25달러, 하루 최대 2.5달러였고, Umo Transit 앱을 깔아서 결제했다.
도시 안에서는 주로 버스를 탔지만, 20번 외 다른 노선은 시간표가 들쑥날쑥했고, 날씨도 문제였다. 금요일엔 30도 고온다습, 토요일엔 비, 일요일엔 7도 강풍에 시달려서 예상보다 택시를 많이 이용했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교통비는 저렴하게 끝났다.


비용
이번 여행의 현금 지출은 약 550달러였다. 음식과 교통비가 반반 정도 들었다. 항공권과 호텔은 모두 포인트로 해결했다.
올해 주말 여행을 10번 이상 다닐 예정인데, 여행당 500달러 이하로 맞추는 게 목표다. 이번 오스틴 여행은 그 가능성을 시험해본 셈이다.
비용 | 설명 |
---|---|
$20 + 20k points | 항공편 LAX-AUS WGA+, 보딩업그레이드 |
$0 + 30k points | Hyatt Regency Austin 2박 |
$280 | 음식 |
$160 | LAX 공항 택시 |
$60 | 오스틴 내 택시 |
$10 | 오스틴 시내버스 및 공항편 버스 |
$10 | 탄산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