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리 허가 라이센스

요즘 우리말권 사이트 중에서 정보공유연대 IPLeft, Creative Commons 또는 GFDL 라이센스를 채택하는 사이트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반자본 사상을 가진 이들이 운영하는 사이트를 보면 하나같이 BY-NC (저작자표시-영리불허)로 내놓고 있다.

사람들아. 영리라고 해서 친자본주의고 비영리라고 해서 반자본주의가 아니다.

GPL은 영리를 허용한다. 인텔리 냄새가 폴폴 나긴 해도 어쨌든 이걸 만든 백인 아해들은 리눅스를 팔아먹어서 돈을 벌 생각으로 영리 허용을 같다 붙인 것이 아니였다. 영리를 허용하는 이면에는 궁극적으로 저작물 시장에서 자본주의 체제를 붕괴시키려는 의도가 있다. GPL/GFDL 은 기본적으로 BY-SA (원저작자표시-동일라이센스허용)와 동급인데, 이렇게 될 경우 영리허용과 동일라이센스 허용이라는 양날을 동시에 지니게 된다. 재작년경에 정보공유연대와 Creative Commons 비교 때 이야기가 나왔듯이 영리허용은 실제 동일라이센스유지라는 핵폭탄을 기존의 상업 저작물 시장에 침투시키려는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그 가능성은 다음과 같다:

1. 갑이 (GFDL 라이센스를 따르는) 위키백과에 글을 많이 많이 투고한다.
2. 동아일보가 위키백과를 마우스로 주욱 긁어서 10만원에 출판을 한다.
3. 그런데 위키백과를 복제하려면 GFDL 을 따라야 한다. GFDL 은 위키백과에 접근할수 있는 경로 (URL등)와 GFDL 문서 전문을 첨부하고 복제물 또한 GFDL로 내놓으라고 명시하고 있다.
4. 서점에서 을이 동아일보판 위키백과를 구입했다.
5. 을이 10만원짜리 1500쪽 3권 전집 동아일보판 위키백과를 대학 복사실로 가져가서 복사를 한다. -_- 그리고 대학로에서 마구 뿌린다.
6. GFDL 만 준수하면 을이 한 행위는 법적으로 보호를 받는다. 왜? GFDL을 준수하고 있으니까.
7. 동아일보판 위키백과 판매고는 급락하고 동아일보 편집팀은 괜히 남 좋은 일만 시켜준 셈이 된다. 또는 동아일보판 위키백과가 시장 하한 가격선으로 (종이값 4천원) 곤두박질친다.

이래서 BY-SA 를 쓰는 거다. 무작정 반기업 “정서”때문에 비영리 조건을 다는 사람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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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영리 허가 라이센스”에 대한 4개의 응답

  1. 김용호 님의 상기 포스트가 미디어몹에 링크가 되었습니다.

  2. 흑룡

    어…설마…

  3. 음… 그런데 ‘영리불허’ 라이선스의 경우에는 모든 영리적인 사용을 금지하는 것이 아니고 영리적인 사용을 위해서는 저작자와 협의해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물론 ‘허용’보다는 영리적인 사용에 있어서는 제약이 있겠지요.
    ‘영리불허’를 다는 경우는 사실 지적하신 것처럼 반기업정서때문에 다는 경우도 있지만 영리적인 이용을 하는 경우에는 이쪽에서 알았으면 좋겠다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4. “알고 싶은” 욕망이야 있겠죠. 그러나 그것은 소시민적인 자세로서, 조직적으로 자본주의를 해체하는 것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는 것입니다. 어차피 상업출판계쪽에서는 항상 마감 1시간 전에 일러스트를 찾아다니는 바닥이다 보니 느긋하게 “내게 이메일 주면 허가해줄수도 있지롱~”식의 접근 방식으로 다가서면 결국 그 내용물을 상업적으로 이용할 사람은 하나도 없고 결국 세상은 항상 돌아가던 방식으로 돌아간다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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